제약·바이오 정보

[제약/바이오] 고혈압 치료제 약물 타깃 개발 동향

As_33 2023. 3. 5. 20:18

고혈압 치료제


현재 임상에서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converting enzyme inhibitor, ACEI), 안지오텐신 II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 칼슘채널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 이뇨제 등이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나, 치료 중인 환우의 약 32.5%에서만 혈압이 적절하게 조절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임상에서 사용되는 항고혈압제는 고혈압을 유도하는 모든 경로를 타깃으로 하지는 않기 때문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반대되는 혈압 조절 기전이 활성화되면서 항고혈압제의 약효가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항고혈압제 치료에도 적정 혈압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 추가적인 혈압 강하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기전의 약물 개발이 필요하며, 만성 신부전이나 당뇨병과 같은 동반질환을 가진 환우에서 광범위한 심혈관계 및 신장 보호 작용을 나타내는 약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S)의 약물 타깃 개발 동향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enin-angiotensin system, RAS)을 설명하기에 앞서 레닌은 신장에서, angiotensinogen은 간에서 생성되어 순환 혈액으로 공급된다고 알려져 있다. 혈액에서 angiotensinogen은 레닌에 의해 안지오텐신 I(Ang I)으로 변환되고, Ang I은 내피세포에 존재하는 안지오텐신 전환 효소(ACE)에 의해 안지오텐신 II(Ang II)로 전환된다.

Ang II는 혈액에서 조직으로 확산된 후 조직에 존재하는 Ang II 제1형 수용체(AT1R), 제2형 수용체(AT2R)와 결합하여 활성을 나타낸다. 한편 순환 중에 존재하는 레닌 및 angiotensinogen은 국소 조직 부위로 확산될 수 있으며, 조직의 ACE에 의해 생성된 Ang II는 조직의 수용체를 통해 작용한다.

Ang II에 의해 AT1 수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경우 혈관 수축, 나트륨 및 수분 저류, 염증, 비대 (hypertrophy), 섬유증(fibrosis), 알도스테론 분비를 매개하게 된다. 또한 이 수용체의 활성화는 NADPH 산화효소(NADPH oxidase, NOX)의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 ROS) 생산을 매개하여 산화성 스트레스로 인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에 기여한다. 따라서 RAS 경로의 조절 이상은 고혈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산화성 스트레스, 염증, 섬유증, 비대의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심혈관계 및 신장에서 합병증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

최근에 RAS의 보호 경로로 밝혀진 ACE2/Ang-(1-7)/MasR은 AT1 수용 4 체와 상반되는 작용을 통해 혈압 조절에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현재 고혈압의 치료는 일차적으로 과도한 전신의 RAS 활성을 억제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나 최근 국소적으로 뇌의 RAS를 억제하거나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에 대한 보호 작용을 나타내는 RAS 경로를 활성화하는 전략이 연구되고 있다. 또한 angiotensinogen에 대한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RNA 치료제 나 Ang II를 타깃으로 하는 백신 등 새로운 개념의 고혈압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다.

혈압 조절 및 고혈압 관련 신호전달 경로

1. AT2R agonist

Ang II 제2형 수용체인 AT2 수용체는 정상 상태에서는 낮은 수준으로 발현되지만 신부전, 혈관 손상, 심근경색과 같은 질병 상태에서는 보호활성을 나타내기 위해 급격하게 발현이 증가한다. AT2 수용체가 활성화되면 산화질소(NO) 합성효소(nitric oxide synthase, NOS)/NO 경로를 통해 혈관이 이완되며, 브래디키닌 등의 펩티드, 산화질소, cGMP 생성을 통해 나트륨이뇨등 여러 보호 작용을 나타낸다. 이러한 AT2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활성화하는 후보물질인 compound 21(C21)는 주로 심장 질환에서 연구 중이며, 이 계열의 약물은 고혈압에도 잠재적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제시되고 있다.

2. ACE2/Ang-(1-7)/MasR actived signal pathway 

ACE2/Ang-(1-7)/MasR 경로는 ACE/Ang II/AT1R 경로에 의한 유해 작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조절하여 이에 대한 보호 활성을 나타낸다. ACE2는 Ang II를 Ang-(1-7)로, Ang I을 Ang-(1-9)로 절단하는데 이후 Ang-(1-9)는 ACE의 작용을 받아 Ang-(1-7)로 변환된다. 생성된 Ang-(1-7)은 수용체인 MasR를 활성화함으로써 상행 헨레 고리에서 NO 생성을 증가시켜 Ang II의 신장에 대한 유해 영향을 최소화하며, 항고혈압, 항부정맥, 심장 리모델링 억제 등의 활성을 나타낸다. 이 계열에 해당하는 후보물질에는 Ang-(1-7) 펩티드가 있으며, 고혈압과 비만이 있는 환우에서 심혈관계 질환의 개선 여부를 평가하는 1상 임상 단계에 있다.

3. Aminopeptidase A inhibitor

뇌의 RAS가 활성화되면 교감신경계 긴장도와 혈관 저항성이 증가하고, 바소프레신 유리가 촉진되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이러한 중추의 혈압 조절에서 중요한 뇌의 RAS 인자는 바소프레신 분비 및 혈압 조절에 관여하는 Ang III이다. 뇌 아미노펩티다제 A (aminopeptidase A, APA)는 Ang II로부터 Ang III을 생성하는 효소이므로, APA를 억제하는 후보물질은 중추 작용 항고혈압제로 연구되고 있다.

4. 백신 치료제

Ang I, Ang II 및 Ang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항고혈압 백신의 혈압 강하 효과가 동물 모델에서 확인됨에 따라 RAS를 억제하는 백신 개발이 진행되었다. 이 중에서 ATRQβ-001은 사람의 AT1 수용체에 서 유래한 펩티드(ATR-001)를 박테리오파지 Qβ의 바이러스 유사 입자(virus-like particle, VLP)와 융합하여 제작된 백신이다. 이 백신은 동물모델에서 혈압을 낮추었으며 고혈압으로 인한 말초 장기 손상으로부터 보호 작용을 가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5. RNA 치료제

RAS 경로의 모든 안지오텐신(Ang)은 간에서 합성되는 안지오텐시노겐(AGT)의 절단을 통해 생성된다. 따라서 angiotensinogen의 발현을 억제하면 모든 하위 안지오텐신 수용체의 활성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 이러한 개념에서 개발된 angiotensinogen의 RNA를 저해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및 small interfering RNA (siRNA)는 고혈압의 동물 모델에서 효과적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반질환에 유용한 항고혈압제


1. Angiotensin receptor-neprilysin inhibitor, ARNI

고혈압에서 RAS의 활성화는 염분 및 수분 저류, 혈관 수축, 교감신경계 활성화, 심혈관계 재형성 (remodeling)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용은 심부전의 발병 기전에도 해당하기 때문에 RAS의 과도한 활성 은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부전의 발병에도 기여한다. 네프릴리신(neprilysin, NEP)은 인체의 여러 기관에 분포하며, 나트륨이뇨펩티드, 브래디키닌 등의 내 인성 혈관활성 펩티드를 분해한다. 네프릴리신의 활성을 억제하면 다양한 혈관활성 펩티드의 분해가 감소하여 나트륨 이뇨, 혈관 이완, 교감신경 활성 감소 등을 통해 혈압이 낮아지게 된다. 

혈관부종의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ACE 억제제 대신 ARB를 병합한 안지오텐신 수용체-네프릴리신 억제제(ARNI)가 개발되었다. 이 계열의 최초 약물인 sacubitril/valsartan (LCZ696)은 ARB (valsartan)와 네프릴리신 억제제 전구 약물(sacubitril)의 복합제이다. PARADIGM-HF 임상에서 ACE 억제제(enalapril) 대비 이약제의 유효성이 입증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좌심실 수축 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우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성 감소에 승인되었다.

Sacubitril/valsartan 작용 기전

2. SGLT2 inhibitor

Sodium-glucose cotransporter 2(SGLT2)는 신장에서 여과된 포도당의 재흡수를 담당하는 운반 단백질이다. SGLT2의 기능을 억제하면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가 감소하여 소변을 통한 배출이 증가하면 서 혈당이 감소한다. SGLT2 억제제는 약물에 따라 혈당 조절 외에도 만성 심부전(좌심실 수축 기능이 저하된 만성 심부전 환우에서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성 감소) 또는 만성신장병(만성 신장병 환우에서 eGFR의 지속적인 감소, 말기 신장병에 도달,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및 신장 관련 사망 위험성 감소)에 승인되었다. 

SGLT2 억제제는 신장, 대사, 혈관에서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SGLT2 억제제의 삼투성 이뇨작용은 혈장량 감소에 기여하며, 혈당 저하는 대사를 변경시켜 체중 감소를 통해 혈압 강하에 관여한다. SGLT2 억제제는 내피세포의 기능을 개선하여 산화성 스트레스 감소, NO 회복, 요산 감소를 통해 동맥의 경직도를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는 것으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다양한 활성은 로 인해 SGLT2 억제제는 심부전이나 신장질환 환우에서 유용한 잠재적인 항고혈압제로 여겨지고 있다.

SGLT2 inhibitor 혈압 가하 기전에 대한 가설

혈관 및 내분비계의 잠재적인 타깃


RAS 경로나 SGLT2 이외에 고혈압의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다양한 혈관 및 내분비계 구성 요소들이 잠재적인 고혈압의 약물 타깃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 계열에 해당하는 약물에는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aldosterone synthase) 억제제, soluble guanylate cyclase (sGC) 자극제, phosphodiesterase-5 (PDE-5) 억제제, xanthine oxidase 억제제, 최종 당화산물(advanced glycation end-product, AGE) 분해제 등이 있다.

항고혈압제 작용 기전

1. 혈관 타깃

NO-sGC-cGMP 경로는 혈관 이완에서 중요한 신호 전달 경로에 해당하므로 고혈압 약제의 유용한 타깃으로 여겨지고 있다. 내피세포에서 L-arginine은 NO 합성효소(NOS)의 작용을 통해 신호전달 물질인 NO를 생성하며, NO는 혈관평활근세포에서 sGC를 활성화함으로써 cGMP를 생성시켜 혈관 평활근을 이완시킨다.

PDE5는 cGMP를 GTP로 변환시키는 효소로 PDE-5 억제제는 cGMP를 증가시킨다. 이 계열에 속하는 sildenafil은 외래 수축기혈압을 위약군 대비 감소시켰으며, 치료 저항성 고혈압에서 sildenafil+isosorbide mononitrate (ISMN) 병용 요법은 각각 단독요법 대비 우월한 혈압 강하 효과를 보였다.

혈관 내피에서 유래하는 endothelin-1(ET-1)은 강력한 혈관 수축인자로 혈관의 긴장도 유지에 중요 한 역할을 한다. 중증 고혈압 환우에서는 ET-1의 혈장 농도가 증가했으며, 혈장의 ET-1 증가는 고혈압의 발달과 관련된다고 알려졌다. ET-1 수용체 길항제인 aprocitentan은 ETA 및 ETB 수용체를 모두 저해하는 후보 약물로, 2상 임상에서 중등도 용량의 ACE 억제제와 유사한 혈압 강하 효과가 나타났다. 현재 저항성 고혈압 환우에서 병용 요법에 대한 3상 임상 중에 있다.

2. 내분비 타깃

알도스테론은 네프론의 원위 세뇨관에서 나트륨의 재흡수를 촉진하여 혈압을 높이며 나트륨과 칼륨의 전해질 균형을 조절한다. 알도스테론의 불균형은 혈압을 높이고 산화성 스트레스, 염증 매개체, 섬유화 인자를 증가시켜 심장 및 신장 질환의 진행을 촉진할 수 있다.

알도스테론은 부신 피질에서 알도스테론 합성효소(aldosterone synthase, CYP11 B2)에 의해 합성된다. 따라서 알도스테론의 생성을 억제하는 알도스테론 합성효소 억제제는 고혈압의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osilodrostat (LCI699) 등이 이 계열에 해당된다.  

 

[참고 문헌]

1. 약학정보원 학술정보센터 Trend focus 고혈압 치료제의 약물 타깃 개발 동향

2. Hypertens Res. 2021 Jul;44(7):740-755

3. JACC Heart Fail. 2020 Oct;8(10):800-810

4. Br J Clin Pharmacol. 2021 Oct;87(10):3721-3736